‘촛불집회’ 아카이빙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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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아카이빙 전략

 

By 愚公

 

기록은 특정한 활용목적을 위해 이뤄지는 인간활동의 산물이며 그 활동내역을 반영한다. 대한민국에서 2008 2/4분기에 일어난 미국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집회(이하 촛불집회)는 중요한 정치적사회적 의미를 지닌 활동이다. 그러므로 이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기록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수집 및 관리를 한다면 당대뿐 아닌 그 전후의 사회상을 살피고 분석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해당 기록들을 아카이빙[1]하기 위한 기준을 먼저 세우고 이를 적용하여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본문은 우선 아카이빙 기준의 모형을 제시한 후 구체적인 적용 및 고려사항을 언급한다.

 

 

1. 육하원칙 아카이빙 모형

Why-해당 기록들을 수집 및 관리하려는 목적이 무엇인가.

Who-수집 및 관리의 주체는 누구인가.

What-수집대상 기록의 유형은 무엇들인가.

When-수집목적에 부합하는 시기적 범위(생산일자)는 언제로 설정할 것인가.

Where-관리 장소는 어디로 할 것인가.

How-선택될 수 있는 수집 및 관리 방법은 어떤 것들인가.

 

2. 적용 및 고려사항

Why-이 촛불집회가 특별히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집회의 방식, 목적, 시기나 장소, 참여구성원, 발단이나 영향력 혹은 이들 모두 때문인가. 이런 이유들 중 어떤 특정한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아니면 종합적인 것에 초점을 맞출 것인가. 만일 전자라면 전체상이 완전히 드러나지 않을 위험성이 있고, 후자라면 전체상이 흐리게 나타날 위험성이 있다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

 

Who-수집 및 관리의 주체는 누구인가. 처음에는 모두가 동일한 아카이빙 목적에 공감한다고 해도 그 주체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실제 수집 및 관리과정에서 상이한 결과가 예상될 것이다. 우선 기존의 조직이나 단체가 이 새로운 임무를 추가적으로 수행할 것인지, 새로운 조직이나 단체를 설립하여 수행할 것인지를 고려할 수 있다. 또한 국가(공공)기관이 주체가 되는 경우와 민간조직이 주체가 되는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단일한 대표 기관이 촛불집회에 관련된 모든 기록을 수집하고 관리할 것인지, 목적이나 방식, 범위의 초점이 상이한 다양한 조직 및 개인들의 연합적인 수집 및 관리를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첨언하면 설사 단일한 대표 기관이 설정된다고 해도 다른 민간의 조직이나 개인들이 모두 그것에 찬성하지 않고 독자적인 수집 및 관리를 실시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단일 대표기관은 이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What-수집대상 기록의 유형은 무엇들인가. 기록의 유형은 생산자, 생산목적, 매체, 활용방식 등에 따라 결정되며 촛불집회의 경우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 이 부분은 구체적인 수집범주와 대상을 설정하는 것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은 촛불집회 기록이 무엇인지를 개념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기록은 활동의 반영이자 증거이지만 모든 활동이나 그로 인한 산물 자체는 아니다.[2] 생산자에 의한 구분을 한다면 국가기관이나 촛불집회 지도부, 언론, 집회 참여집단이나 개인 등이 설정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만들어진 기록 외에 외국기관이나 단체, 개인에 의해 만들어진 기록이 있을 수 있다. 생산목적에 의한 구분을 한다면 촛불집회에 대한 설명이나 보고, 보도, 감상, 선동, 지지나 반대 등이 있을 수 있다. 매체에 의한 구분을 한다면 각종 성명서, 보고서나 신문기사, 팸플릿, 대자보 등을 포함하는 종이매체, 인터넷이나 디지털 카메라 등을 포함하는 전자매체가 대표적이지만 VHS 테이프나 녹음테이프, 양초나 시위용/진압용 도구 등도 고려해야 한다.  

 

When-수집목적에 부합하는 시기적 범위(생산일자)는 언제로 설정할 것인가. 촛불집회가 실제로 이뤄진 날짜부터 적용할 것인가.[3] 이 문제는 촛불집회자체에 대한 분석이 이뤄진 후에 결정될 수 있겠지만 2008년 6월 22 현재까지도 촛불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몇 월 몇 일부터 몇 월 몇 일까지라고 확정하기 쉽지 않다. 만일 10년 후에 촛불집회에 대한 보고서나 감상문이 만들어진다면 아카이빙 목적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 그것은 단순히 생산일자만을 가지고 결정하기 보다는 해당 기록의 내용이나 의미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Where-관리 방식과 장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 부분은 실제 수집되는 기록들의 기반매체나 활용방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만일 전자기록이 압도적인 양이거나 전자적 형태로 관리할 것이 결정된다면 관리서버나 이용서비스방식이 중요하고 물리적 공간은 부차적인 문제이겠지만, 종이 및 실물기록이 압도적으로 많고 이를 대부분 원래 형태로 관리하겠다고 결정한다면 물리적인 관리 및 보존공간, 방식이 중요한 문제일 것이다. 또한 이 경우 양자에 소요되는 비용을 산정하는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관리 및 이용에 필요한 비용까지 계산되어야 할 것이다.

 

How-선택될 수 있는 수집 및 관리 방법은 어떤 것들인가. 기존의 방식들을 그대로 이어받거나 보완수정하여 활용할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방법들을 개발하고 적용할 것인가. 혹은 이들을 균형있게 조정하여 이용할 것인가. 이 부분은 위에 언급된 내용들의 결과와 밀접한 연관을 가질 것이다. 예를 들어 단일 대표기관에 의해 아카이빙 될 경우와 연합체중심의 아카이빙이 이뤄질 경우는 주체간의 협의가 필요한지, 그것 자체가 어느 정도로 문서화되어야 하는지에 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기록들을 수집 및 관리하는데 이들을 개별적으로 아카이빙 할 것인지, 집합적 단위로 아카이빙 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들 기록들은 애초부터 집합적으로 만들어지거나, 집합화 하기 용이하거나,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할 수도 있지만 원래부터 그것이 가능하지 않거나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기록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지만 자동적으로 관리되지는 않는다. 기록을 만드는 것은 그것을(특히 대규모의 그것을) 관리하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쉽다. 인위적인 정의 및 단위와 기준을 설정하고 그것을 수행하는 것에는 의식적인 비용과 노력, 시간이 (적지 않게) 소요된다. 일단 정해진 목표와 방식은 쉽게 변경되기 곤란하고 어느 것은 그렇게 해서는 안된다.[4] 그렇기 때문에 아카이빙 전략의 초기 입안 단계에 있어 다각도의, 최대한의 연구가 필요하다. 그에 대한 비용, 노력, 시간의 소모는 향후의 실제적인 수집 및 관리가 효용적이고 효율적이기 위한 투자이다.

 

 

 

 



[1]본문에서는 아카이빙(archiving)의 의미를 특정 목적에 부합하기 위한 기록의 수집 및 관리로 한정한다.

[2]촛불이나 양초 자체가 기록일 수는 없지만 전시효과를 고려하여 이에 대한 동영상, 사진, 감상문, 실물 자체가 기록으로 지정될 수는 있다.

[3]한미 쇠고기 협상 내용에 대한 반대시위 2008년 5월 2부터 시작되었다는 의견이 대세이지만 그 이전에도 안티 MB다음카페에 의해 집회가 있어왔다는 의견도 있다.

[4]만일 초기의 분류방식에 불완전성이 충분히 제기된다고 해도 일정기간 이상 그 분류방식이 적용되었다면, 기존의 분류방식을 대체하는 것은 필요하고 가능하지만 실제 기록들을 재분류하는 것 자체가 비효율적이고 불가능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기존 분류방식의 논리와 배열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나을 것이다.

by 愚公 | 2008/06/22 23:42 | Archival Studies | 트랙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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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명랑노트' 시즌 6... at 2008/07/03 20:06

제목 : 이 쯤에서 다시 기억의 재구축을 논한다.
구오스님께 : 오늘의 촛불을 증언합시다. 10여년 전쯤에는 소위 "우파" 라고 자칭하는 진영에서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재구축에 들어갔습니다. 건국 50주년을 기념한다면서 이승만을 기점으로 하는 "반공국가"와 "산업화 국가"로서의 대한민국에 대한 기억을 재구축한 것입니다. 오늘날 나오는 뉴라이트 교과서와 "군사독재 세력을 산업화 세력"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류의 주장은 이러한 바탕 위에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레임은 오늘날의 현실......more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6/22 23:58
앗, 이런걸 구상하시다니...
Commented by 愚公 at 2008/06/23 00:12
과제입니다;
Commented by Clio at 2008/06/23 09:33
기록관리를 공부하시는 분들이 분명 고민해 보아야 할 문제들을 하나하나 잘 지적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정답은 없을 것 같습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이야기 하자면 정답은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요. 특히 촛불 집회와 같은 경우 지적하신 것처럼 기록 보관의 주체에 따라 매우 상이한 결과가 나오리라 예상됩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기록들을 '싱싱'할 때 보관해 놓는 문제는 정말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 개인적인 문제입니다만 종종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의 저 자신과 기록관리학 및 문서 관리를 공부한 저 자신이 내부에서 충돌을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특히 '무엇'을 저장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해서인데 촛불 집회에 관해 미래에 어떤 역사학자가 연구를 할 경우 정치, 사회, 문화, 기술,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관찰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기록을 보존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미래에 생길 지도 모를 관심 분야도 고려해야 할까요? 그렇게 생각해 나가다 보면 어느 한 가지 버릴게 없다는 고민에 빠져버립니다. 좌우지간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그 문제에 대해 愚公 님처럼 이렇게 고민하는 분들이 계신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Commented by 愚公 at 2008/06/23 14:40
기록을 보존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미래에 생길 지도 모를 관심 분야도 고려해야 할까요?

==> 너무 개념적으로 깊숙하게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어차피 기록은 기록일뿐이고
그것들이 사회상을 완전히 반영할 수는 없으니까요. 한편으로 보면 오늘날의 역사학자들도 '완벽한 자료'를 가지고 연구하는 것은 아니지요.
Commented by 번동아제 at 2008/06/24 00:52
역사 공부할 때 왜 이 분야의 사료는 남아있지 않을까 투덜거리는 경우가 많은데...생각해보면 체계적인 사료를 남기기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愚公 at 2008/06/24 14:52
어느 분야의 무언가를 체계적으로 남기고 그 맥락을 온전하게 보존하기란 참 까다로운 일이지요. 그 구성부터가 보편적이어야 나중에 재이용하기 쉬운데 처음부터 그렇게 해놓기는 쉽지 않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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